상상대로 서울 이야기

6화 민서를 믿어도 좋은 이유

공유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링크
  • 네이버블로그
  • 링크 이미지

※ 안내 : 유튜브 동영상은 2020년 3월부터 구글의 정책 변경으로 익스플로러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동영상 시청을 위해서는 다른 브라우저(크롬,엣지,파이어폭스,오페라 등)이용을 하시길 바랍니다.
민주주의 서울의 탄생기와 활용법에 관한 연재, 그 마지막 화입니다. 앞으로도 민주주의 서울의 컨텐츠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민서를 쭉 지켜보면서 알게 된 건, 민서가 정말 바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제안이 올라오고 50명이 공감하고, 500명이 공감하고, 5000명이 공감하면 시장이 답변하는 단순한 과정으로 보였거든요. ‘공감이 축적되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 아니야?’ 네, 아니었습니다. 처음 민주주의 서울을 만들었던 때의 두 가지 질문,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쉽게 제안하고 의견을 낼 수 있을까?’와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낸 의견을 행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을까?’를 기억하시나요? (1화 링크) 이 두 질문의 답을 함께 구하려면 해야할 일이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 충실하게 민주주의 서울의 이용법은 아주 단순합니다. 누구나 쉽게 제안을 올릴 수 있지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요. 바로 그래서 두 번째 질문, 투명하고 공정한 반영을 달성하려면 민서가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누구나 제안을 올릴 수 있다면 모든 제안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셈이니까요. 시민-이용자들은 자유롭게 쓰고 공감하면 되지만, 민서는 공감을 많이 받은 제안들이 사실인지, 바쁜 시민들 대신 검증합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공론장은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아요. 
민서가 ‘공정성’을 담보하는 방식은 전문가나 행정의 권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이 의제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깊이 토론하는 장을 설계하고 
기록을 남겨 공개하는 것입니다. 


제안을 믿을만한 의제로 만들기
길고양이, 놀 권리, 1인가구, 제로페이… 서로 다른 영역의 다양한 의제들을 다룰 때마다 민서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느라 바빠집니다. 논의를 진전시키려면 서울시와 시민들 모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기본이니까요. 행정과 논의하기 위해 의제에 대한 ‘팩트’와 다양한 논점들이 종합적으로 정리된 보고서를 제작하고, 시민들에게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달력이 좋은 카드뉴스를 만듭니다. 카드뉴스에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통계와 찬반 의견이 고루 들어가요. 

민주주의 서울을 운영하는 서울시와 빠띠는 관련 정책에 대해 내부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가장 생생한 정보는 사람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의제의 당사자들이나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거나 제안 워크숍과 시민토론 공론장에 초대하기도 하고요. 이렇게 의제에 대한 학습을 병행하는 이유는 시민들에게 정보를 더 잘 전달할 때 좋은 제안과 참여가 더 늘어나고, 민주주의 서울 플랫폼에 대한 시민-이용자들의 효능감도 커지리란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민서가 더 중요한 문제를 고르는 방법
민주주의는 결국 시간이란 자원을 두고 경합합니다. 문제는 무수히 많고 시간은 한정적이니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정해야 하지요. 그런데 대체로 힘이 센 사람들과 관련된 문제,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문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지곤 합니다. 평범한 일상의 문제들은 뒤로 밀리기 일쑤지요.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서울의 공론장” 민서는 그래서 더 소중한 기회입니다. 시민들이 직접 이야기 하는 삶의 문제가 시민들의 동의를 통해 논의되고 정책적 대안으로 이어지는 장이니까요. 그만큼 민서에서 ‘시민토론’에 부쳐지는 의제는 신중하게 선정됩니다. 민서가 판단해서 정하거나 공감 수에 의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시민들로 구성된 의제선정단의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해요.

그동안 민서는 이 논의테이블 준비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다양한 세대와 직업의 시민들로 구성하기도 하고, 믿을 수 있는 활동경험이 있는 준 전문가들로 구성해보기도 했지요. 최근에는 여러 그룹을 만들어 같은 안건으로 토론한 뒤 모여서 투표하는 프로세스로 진행하기도 했어요. 참가자들은 다수의 공감을 받은 의제에 대해 사실과 찬반 의견이 정리된 정보를 제공받고, 어떤 의제를 토론에 부칠지, 또 토론은 어떤 방식으로 누구와 함께 진행할지까지 결정합니다. 결정은 한 번에 이뤄지지 않고 상이한 의견을 청취한 뒤 다시 표결해요. 

의제만 선정하는 게 아닙니다. 시민토론의 방법까지 결정하죠. 열어 놓고 시민들의 의견을 두루 듣는 방식이 나을지,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는 방식이 나을지, 아니면 시민제안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실험 설계 방식이 좋을지 의제를 고려해 정할 수 있어요. 이렇게 진행된 ‘의제선정단’의 회의록은 민주주의 서울 게시판에 공개되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회의를 들여다보면 시민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매몰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게됩니다. 시민들은 바르고 합리적인 답을 찾아내려 합니다. 관계자들의 입장도 고려하고, 제안자들의 마음에도 공감하면서요. 시민토론에 부쳐지는 의제들은 까다로운 논점들에 대해 토론한 결과입니다. 


진화하는 민주주의 서울
여러분은 서울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천만 명의 이웃들을 얼마나 믿나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하나의 문제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댈수록,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서울은 몇몇 소수의 전문가보다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 모인 집단지성이 최선의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음을 믿는 플랫폼입니다. 

그래서 민서는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우리 시민들을 더 믿는 방향으로, 더 많은 시민의 생각을 듣는 방향으로, ‘시민이 제안한다.’라는 일방향의 플랫폼에서 시민이 제안하고 토론하는 플랫폼, 행정이 대답하고 먼저 묻기도 하고, 논의 과정에 전문가가 참여하기도 하며 더 많은 숙의와 공론이 일어나는 양방향의 플랫폼으로 말이죠. 

그리고 시민-이용자가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되면서 우리의 생각을 보완하는 방식도 복잡하게 진화해 왔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 전한 이야기처럼요. 그리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덕분에 우리는 서로를 좀 더 수월하게 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서는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며 자랄 거에요. 민주주의가 원래 그런 거니까요. 그리고 그 변화를 앞당기는 건 바로 이용자인 우리들입니다. 


민서의 변화, 서울의 변화는 
여러분의 공감과 수다로부터 시작됩니다.

글: 백희원
그림: 이민정
상상대로 서울 서울시 웹접근성 품질인증

(04524)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특별시청 2층

대표전화 0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