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대로 서울 이야기

1화 민서의 탄생 : 시민이 제안하고 결정하는 서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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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매주 월요일, 3회에 걸쳐 민주주의 서울의 탄생기를 연재합니다. 이후에도 민서의 활용에 관한 연재글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 시리즈는 지금 서울에서 막 자라나고 있는 어린 민주주의의 탄생기입니다.

그의 이름은 민주주의 서울. 줄여서 민서.



민서의 이야기는 광화문광장이 촛불을 든 수백만의 시민들로 채워졌던 직후인,

2017년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해 광장에는 새로운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자기만의 깃발을 든 시민들이 나타났고, 같은 구호를 외치다가도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표현했죠. 춤을 추는 시민도, 더 크게 화를 내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광장에서 시민들의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면, 일상에서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2017년 서울시 신년회에선, “시민이 제안하고 시민이 결정하는 프로세스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말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요? 우리*는 의구심이 앞섭니다. 관심있는 시민들이 누구나 직접 사회를 바꾸는 일에 참여한다면야 좋겠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잖아요. 민주주의의 원리로 운영되는 국가에 살고 있어도 언제나 모두가 다 같이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지금까지 제안하고, 결정하고, 집행하는 일은 따로 선출하거나, 그 일만 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맡기곤 했고요. 


*이 글의 우리는 누구냐고요?
장 볼 시간이 없어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들의 포장 쓰레기에 마음이 조금 무거운, 누군가 두고 간 물건을 발견하면 주인을 찾아주고 싶은, 고장난 신호등을 보면 신경이 쓰이는, 그런 우리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말은 말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 “시민이 제안하고, 시민이 결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에 공감한 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나 지식, 권한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누구든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시에 전달할 수 있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고, 당사자 시민들과 바로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서울시의 입장에서도 더 좋은 일이니까.


적어도 ‘제안-결정-집행’의 과정에 좀 더 넓은 시민의 자리를 내어주고 시민의 일상에 제안과 결정의 기회를 늘리는 일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실제로 해낼 수 있는지 팔짱끼고 따져보기 전에, 옳은 방향이라면 도전해보자고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말을 일로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지요.



마음과 의지 다음, 문제는 ‘어떻게’

처음에는 단순한 구상이었다고 해요. 누구나 언제든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민들의 제안을 받고, 서울시의 관련 부서가 제안을 실제 업무에 반영하자. 사실, 서울시에는 이미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관련부서가 답변하는 “천만상상 오아시스”라는 온라인 플랫폼이 있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에 만들어진 천만상상 오아시스는 “국민 신문고”와 같은 사이트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며 선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자치단체가 제안을 받지 않으면 끝이고, 시와 시민간, 또 시민들간의 소통으로 나아가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민이 결정까지 하는 플랫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결정, 더구나 여럿이 함께하는 결정이라는 것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

(친구들끼리 저녁메뉴 정하는 일조차도 간단치가 않잖아요?)

제안 플랫폼에 결정 기능을 추가한다고 구현되는 일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스페인의 “디사이드 마드리드 같은 해외 사례가 곧장 롤모델이 될 수도 없는 일이고요.



새로운 것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함께 상상하고 가정하고, 검증할 파트너입니다.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민주주의의 사용법을 혁신하고, 일상 구석구석 퍼뜨리는 일을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Parti)가 ‘어떻게’를 함께 궁리하는 파트너로 손과 머리를 맞댔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쉽게 제안하고 의견을 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낸 의견을 행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을까?’


시민과 시의 협업을 위한 빠띠와 서울시의 협업은 이런 질문들로 시작되었습니다.

만들어진 채 사용되지 않는 플랫폼이 아니라, 정말 시민들이 참여해서 움직이는 플랫폼을 목표로 할수록 문제는 복잡해졌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서울 시민들은 대체로 너무 바쁠 뿐더러, 시민 참여 플랫폼이 무엇인지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어려움이야말로 민주주의 서울의 초기 모습을 만드는 거푸집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모호한 이름보다는 명확하고 신뢰감을 전달할 수 있는 이름을 찾게 되었죠.



'민주주의 서울'의 탄생

2017년 봄, “민주주의 서울”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마음먹은 것은 그래서였다고 해요.

기능과 용도를 전달하진 않지만,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나요? 바쁜 사람도 쉽게 쓸 수 있도록 기능은 거듭 단순화되었고요.


그리하여 2017년 10월 24일,

민주주의 서울’(a.k.a. 민서)이 탄생했습니다.


혁명처럼 세상이 뒤집어지고, 역사가 바뀌는 장면은 아니었어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민제안” 기능만 갖고 단촐하게 온라인에 나타났을 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채로요.



글: 백희원

그림: 이민정


다음 편 예고: 시민들의 제안을 기다리던 민서. 랜선 밖으로 뛰쳐나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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