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개선 제안

제안접수
2021.08.27.
제안검토완료
2021.08.27.
50공감 마감
2021.09.26.
부서검토
2021.09.26.
부서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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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개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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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 * 2021.08.27.

시민의견 : 37

정책분류환경

서울특별시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 개선 제안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화여자대학교 내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조사를 하고 있는 이화여대/뿌리와 새싹 소모임 ‘윈도우스트라이크모니터링’입니다. 제안에 앞서 우리 일상의 문제를 시민들과 시가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만들고 노력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사람이 세운 건축물에 의해 무고한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는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립니다.

1. 인공건축물에 의해 더 이상 무고한 생명들이 죽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2.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환경영향평가 세부평가사항 개정 및 관련 조례 제정 등 제도적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3.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건축물 및 피해 가능성이 높은 건축물에 저감조치를 시공해주시기 바랍니다.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은 유리창의 투명성, 반사성, 그리고 전방 거리감각이 떨어지는 새의 신체적 구조로 인해 새가 유리창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발생합니다. 그리고 유리창에 충돌한 새들은 빠른 비행속도에 따른 충격으로 인해 대부분 두개골 골절, 뇌출혈 등으로 사망합니다. 미국에서는 연간 5억 9900만 마리, 캐나다에선 2500만 마리, 국내에선 800만 마리 야생조류가 유리창에 충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진1. 유리창에 충돌하여 죽은 새들 ⓒ국립생태원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시민분들이 18년 7월부터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사례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처링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조사’ 미션 기록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2만여 건 이상 충돌 사례가 기록되었으며, 서울특별시 내에서도 800건 이상 기록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박새, 오색딱다구리와 같은 서울특별시 지정 보호 야생동물과 새매, 소쩍새와 같은 법정 보호종(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2. 서울특별시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기록 수 및 위치(~`21.7.) ⓒ네이처링

표1. 서울특별시 지정 보호 야생동물 서울 내 피해 현황(~`21.7.)

표2. 법정 보호종(멸종위기 야생생물, 천연기념물) 서울 내 피해 현황(~`21.7.)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광주광역시 등 13곳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였고, 경기도의 경우 조례 제정과 더불어 이와 관련된 예방 대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구로구에서는 2019년에 ‘조류충돌 저감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시민들의 관심에 따라 서울 내에도 저감조치를 시공한 장소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고한 생명들이 죽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국가 등의 책무)

② 지방자치단체는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국가의 시책에 적극 협조하여야 하며, 지역적 특성에 따라 관할구역의 야생생물 보호와 그 서식환경 보전을 위한 대책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를 제안 드립니다.

1. 서울특별시 환경영향평가 세부평가사항 개정 및 관련 조례 제정 등 제도적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새가 유리창에 충돌하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 알려진 맹금류 모양 스티커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현재 5×10 규칙(상하간격 5㎝ 이하, 좌우간격 10㎝ 이하 간격)으로 유리창에 문양을 넣거나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이 조류 유리창 충돌을 막는 방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에 따라 기존 투명 건축물에 테이프나 필름 등을 부착하는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구성 및 시공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건축물 설계 단계부터 새가 유리창에 충돌할 가능성이 없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하거나 문양이 있는 유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에 따른 구체적 방안으로 서울특별시 환경영향평가 자연생태환경분야 동·식물상 세부평가사항 개정을 제안 드립니다.

"환경영향평가"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실시계획·시행계획 등의 허가·인가·승인·면허 또는 결정 등을 할 때에 해당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하여 해로운 환경영향을 피하거나 제거 또는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 평가사항 중 자연생태환경분야 동·식물상 항목의 목적은 사업 시행 과정에서 기존 동·식물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파악하여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옥외공간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것에 있습니다. 인공건축물에 의해 조류가 충돌하여 피해를 입을 경우, 기존 동·식물이 피해를 입는 것이며 생명다양성을 감소시킬 수 있기에, 이러한 피해를 저감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환경영향평가는 도시개발사업, 재개발사업, 도시공원조성 등 11개 분야 26개 사업에 적용되기에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을 예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상당한 피해 규모가 확인되고 있는 대학 캠퍼스 내 증축 사업에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서울과 같이 새들이 살기 어려운 도심에서 공원과 같은 녹지는 새들에게 소중한 쉼터입니다. 이는 상당수가 산에 위치하고 녹지가 조성되어 있는 대학 캠퍼스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쉼터에 생기는 유리 건물은 새들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저희가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건물 중 하나인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협력관은 전면 유리건물이며 2019년에 준공되었습니다. 준공 사업 당시 환경영향평가서상에는 연구협력관 부지 내 출현한 동물은 모두 도시 환경에 이미 적응된 종이기에 사업으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조경계획을 통해 생물 종 및 개체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작성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 건물이 세워진 해 첫 가을, 11개체가 건물 유리창에 의해 목숨을 잃었으며, 지난달에도 어린 청딱다구리가 건물 앞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2019년부터 조사를 한 결과, 올해 7월까지 총 40종 135개체 야생조류가 유리창 충돌 피해를 입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사진3. 이화여자대학교 연구협력관에 부딪혀 죽은 청딱다구리

또한 저희가 발견한 유리창 충돌 피해 사례는 유리창에 충돌한 새가 포식자에게 먹혀 깃털만 남은 경우가 많았을 뿐만 아니라 경비실에 신고가 들어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새, 건물 청소 과정에서 쓰레받기에 들어가 있던 새, 유리창 앞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까치에게 물려간 새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일부 건물을 중심으로 비정기적으로 조사를 한 것을 고려하면 저희가 기록한 새들보다 훨씬 더 많은 새들이 유리창에 부딪혀 죽고 아무런 흔적 없이 사라져버렸을 것입니다.

사진4. 이화여자대학교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기록 위치 ⓒ국립생태원, 네이처링

이러한 문제는 이화여자대학교 캠퍼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대학교 야생조류연구회 학생들의 조사 결과인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발생한 조류의 유리창 충돌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서울대학교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33종 196개체 야생조류가 유리창 충돌 피해를 입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네이처링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조사’ 미션 기록에 따르면 2019년 10월 한 달동안의 기록만으로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에서 11종 30개체가 발견된 바 있으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피해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미 환경부에선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과 관련된 환경영향평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으며, 경기도의 경우 올해 경기도 환경영향평가에 이에 대한 내용을 적용하였습니다. 앞으로 서울에 세워질 멋진 건물들이 새들의 무덤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2.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건축물 및 피해 가능성이 높은 건축물에 저감조치를 시공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에 말씀드린 제도적 조치는 앞으로 신설될 건축물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기존 건축물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건축물 및 피해 가능성이 높은 건축물을 파악하여 저감조치를 시공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서울에서 기록된 피해 사례 중 과반수가 건물에서 발생한 피해 사례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건물은 사유건물이기에 지자체에서 시공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시공 진행이 비교적 용이한 국공립 건축물 및 방음벽 중 일부 장소를 시공 장소로 제안 드립니다.

- 서울역 및 서울로7017 (기록 15건)

- 서울특별시 성북구 상월곡동 24-384 서울국유립관리소 (피해 가능성)

-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동 102 양재리본타워1단지 방음벽 (기록 52건)

-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동 831-2 신정숲속마을 아파트 방음벽 (기록 31건)

-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동 101 은평뉴타운현대힐스테이트 12단지 아파트 방음벽 (기록 27건)

-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 452-15 송파레미니스 1, 2단지 아파트 방음벽 (기록 22건)

제안 장소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pdf 파일로 첨부하며, 서울시 내 피해사례인 이화여대 조사 기록,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과 관련된 환경부 및 국립생태원 자료 등을 같이 첨부합니다.

한반도는 호주, 뉴질랜드부터 시베리아까지의 철새 이동 경로 중간에 위치하여, 570종이 넘는 야생조류들이 우리나라에서 관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여러 산, 한강과 지천, 여러 녹지들은 새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여, 참새,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들 뿐만 아니라 솔부엉이, 흰꼬리수리, 참매와 같은 법정 보호종도 서울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디 서울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죽음을 맞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라며, 이상으로 제안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