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대로 서울 이야기

5화 당신이 민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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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에 걸쳐 연재되었던 민주주의 서울의 탄생기에 이어, 매주 월요일 민서의 활용에 관한 연재글이 이어집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민주주의 서울은 “일상의 제안, 일상의 토론, 일상의 정책을 만드는 시민참여 플랫폼”입니다. 플랫폼 하면 유저들을 연결해주는 웹사이트나 어플만을 생각하게 되지만, 민서라는 플랫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개의 공간이 제안과 토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루어가는 공론장입니다. 

왜냐고요? 누구든, 언제나 접속해서 의견을 더해나가기에는 온라인이 편리하고, 함께 의견을 검토하고 합의로 모아나가기에는 한 공간에 모여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니까요. 우리 일상도 그렇잖아요. 간단한 문자 한 통으로 충분한 연락도 있고, 대화로 긴 맥락을 주고받아야 하는 일도 있고요. 일상의 민주주의에도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합니다. 오늘은 오프라인 민서의 쓸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직접 만나보면 뭐가 좋을까요? 민서가 꾸준히 열고 있는 제안발굴 워크숍 <서울 제안가들>에 가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반 발자국 앞선 사람들과의 만남
그동안 <서울 제안가들>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1인 가구, 성평등한 육아와 가사, 놀 권리 등 시민의 일상 속 주제들로 열려왔습니다.  시민들은 세부 주제들 가운데 관심있는 주제를 선택해 테이블 대화에 참여해요.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우리는, 이 주제와 관련해서 쟁점이 무엇인지, 어떤 대안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지 먼저 고민을 시작한 시민패널의 발표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서울 제안가들 맞돌봄 맞살림 편에서 함께해주신 시민패널 분들께는 “공동육아”, “공동살림”이라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어요. 배우자와 함께하며 때로는 쩔쩔 매기도 하고, 때로는 주위의 시선에 맞닥뜨리기도 하며 쌓아온 당사자로서의 소중한 경험과 팁을 나눠주셨습니다. 
한편 놀 권리 시리즈 아동편에서는, 아동의 권리를 위해 활동했던 청소년 시민패널께서 나와  어린이들의 놀 권리가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지, 어떤 정책적 제안을 서울시에 제시해 왔는지에 대해 발표해주셨어요. ‘권리’로 바라보기에는 다소 생소한 ‘놀이’라는 주제를 처음 접한 사람도, 자신의 입장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워크숍이 시작되면 테이블마다 주제와 관련된 활동경험이나 이해가 있는 시민협력가들이 앉아서 제안가들의 대화를 진행하고, 좋은 제안을 이끌어냅니다. 이렇게 민서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나와 같은 문제에 관심이 있고, 약간 더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어쩌면 그들과 함께, 우리도 앞으로 무언가를 함께 해볼 수 있을지 모르죠.


수다가 정책이 되도록
자, 이제 나의 경험을 털어놓는 수다 시간입니다. 테이블에는 포스트잇과 펜이 놓여 있습니다. 여럿이 생각을 많이 나눌 때 아주 유용한 도구지요. 말이 서툰 사람이어도 일단 적어놓고 시작하면 든든합니다. 바로 본론을 들어가기엔 부담스럽다구요? 걱정 마세요. 우리에겐 서로의 마음을 풀어 볼 시간이 있으니까요. 테이블마다 있는 퍼실리테이터(촉진자) 들이 누구나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예컨대 “놀 권리 보장”을 위한 토의를 한다면, ‘요즘 나는 놀 때 무얼 하는지’부터 함께 이야기해도 좋아요. 

일상을 돌아보고 공감을 나누는 동안 문제와 제안은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면, 우리는 생각보다 멀리 갈 수 있습니다. 민서의 워크숍에서는 입 밖으로 새어 나가버린 마음이 정책 제안으로 전환될 수도 있어요. “(통학시키며 출근준비하느라 바쁠 때) 아침엔 누가 대신 애를 데려다주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이 “맞벌이 부부 자녀를 위한 등교 지원 정책을 만들면 어떨까?”로 발전할 수도 있죠.


다른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때로는 주제의 범위를 넘는 문제들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왜 좋은 놀이터는 아파트 단지에만 있는지, 왜 예전보다 미세먼지가 심해져서 밖에 나가 놀 수 없게 되었는지, 왜 부모님들은 늦게 퇴근할 수 밖에 없는지는 사실 쉼과 놀이의 장소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요. 서로의 일상에 대한 대화가 깊이를 더하며 사회와 구조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대됩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은 지속적으로 모여 해당 정책과 결정에 주요하게 쓰일 수 있겠죠. 단, 오늘 당장 풀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라 하더라도, 오늘의 민서에는 오늘의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팁 하나. 만약 온라인 민서를 쓰는 방법이 어려웠다면, 워크숍 현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꼭 시작을 온라인에서 혼자 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에요.

오프라인에서는 일상에서 비롯된 솔직한 제안이 많은 공감을 받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자신의 감정을 목소리에 담아 직접 전하면 아무래도 마음이 더 잘 움직여지기 마련이니까요. 꼭 정확한 문장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한 초등학생 어린이의 이런 제안은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저는 집에 게임기가 있어요. 근데 아빠는 게임을 싫어해서 안해주시고 엄마는 너무 바빠서 같이 게임을 안해줘요. 그래서 저는 항상 컴퓨터랑만 하거든요. 사람이랑 하는 곳이 있으면 좋겠어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더라도
서울 제안가들 중장년 편이 진행된 서대문 50+ 센터는 홍제동 유진상가에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와 시장, 새로 만들어진 공유 공간들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곳이지요. 워크숍이 끝나고 시민제안가 한 사람이 유진상가를 빠져나오며 횡단보도 앞 노점에서 익숙하게 야채를 삽니다. “애호박 천 오백원이요?” “천 원.” 신호가 바뀌자 골판지가 야무지게 쌓여있는 리어카를 끌고 백발의 할머니 한 분이 아슬아슬한 대각선을 그리며 차도를 건너기 시작하고, 아이스크림을 하나 씩 든 남학생들이 경쾌하게 도로를 가로지릅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풍경 속으로, 각자의 생활로 제안가들은 제각기 돌아갑니다. 애호박은 나물이 되었을까요? 아니면 찌개에 들어갔을까요? 이 날 함께 수다떨며 만든 제안들 중 어떤 것들이 50개의 공감을 받고, 서울시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 제안은 정책이 되어 일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글쎄, 그건 우리가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모쪼록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이슈들로 종종 민서와 만나면 좋겠네요.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을 민서에서 만날  수 있기를, 
우리는 기대합니다.


글 : 백희원
그림 :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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